창원국가산단 설립 50주년…디지털 전환으로 혁신 선도한다

입력 2024-03-21 16:11   수정 2024-03-21 16:12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오는 4월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창원특례시(시장 홍남표)는 4월 23일부터 27일까지 ‘창원국가산단 50주년 기념 주간’을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 개최와 함께 미래 50년을 위한 새로운 비전 및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다.

1974년 4월 1일 설립된 창원국가산단은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기계공업의 요람으로서 국가의 고도 경제 성장과 번영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시설 노후화와 국내외 경제 여건 악화, 탈원전 정책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조금씩 명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민선 8기 들어 방위산업을 중심으로 조금씩 온기가 돌더니 2023년 생산액은 사상 처음으로 60조원을 넘어섰고, 수출액은 180억달러대를 기록하는 등 창원국가산단은 변곡점을 맞고 있다.
○창원국가산단의 탄생

197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경제는 경공업 수출이 떠받치고 있었지만 다른 개발도상국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경공업 경쟁력은 한계에 직면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1월 신년사를 통해 중화학공업화를 선언하고, 그해 6월 기계, 조선, 화학 등 6대 전략업종 육성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공업단지 조성이 필요했다. 전국의 여러 후보 도시를 두고 저울질하던 중 △동남권 주변 도시와의 교통이 편리하고 △중량물 공장 건설에 적합한 지반을 갖추고 있고 공업용수 생활용수 등의 취수가 용이하며 △주거용지 공급이 원활한 점 등 산업입지로서 월등한 조건을 갖춘 창원이 선정됐다.

1973년 9월 대통령의 ‘창원기계공업기지 건설에 관한 지시’가 전달되고, 이듬해 4월 1일 건설부 고시 제92호에 따라 창원국가산단의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창원은 호주 캔버라를 모델로 삼아 국내 최장 직선도로인 13.5㎞의 창원대로를 기준으로 남쪽에는 창원기계공업기지를, 북쪽에는 주거단지를 배치한 ‘직주분리’ 도시 구조가 그려졌다.

당시 규모는 1400만 평의 주거지역과 300만 평의 공장용지로 구성됐다. 논과 밭, 대지, 임야 등이 모두 공장용지로 조성된 후 새로운 터전 위에 공업용지, 주거용지 및 공공용지로 구분해 시설이 건설됐다.
○산단 성장과 위기
1975년 밸브를 생산하는 부산포금이 가동한 것을 시작으로 1970년대 후반에는 금성사, 대우중공업, 기아기공, 한국종합특수강, 부산제철, 삼성중공업 등 대형 업체가 들어서면서 창원국가산단은 기계공업의 중심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산단은 중화학공업 육성 및 수출 100억달러 달성이라는 1970년대 정부 목표 등과 맞물리며 성장을 거듭했다. 1975년 각각 15억원과 60만달러에 불과하던 입주 업체의 생산과 수출은 산업기계 수송기계 등을 중심으로 1994년 생산액 10조원을 넘어 2015년에는 58조원을 달성했다. 수출도 1987년 10억달러 돌파에 이어 2005년 100억달러, 2012년에는 239억달러를 기록했다. 산단 활성화로 옛 창원시는 1989년 계획한 인구 30만 명에 도달했고 1994년에 40만 명, 2007년에는 50만 명을 넘어섰다.

산단은 근래 들어 노후화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주력 산업은 큰 위기를 맞았다. 방산 분야는 어렵게 현상 유지를 해왔으나, 원자력산업은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산단의 실적도 추락을 거듭했다. 산단 생산액은 2011년 55조원에서 2021년에는 10조원 줄어든 45조원이었고, 같은 기간 수출액은 233억달러에서 123억달러로 줄었다.
○첨단기술 추격자에서 혁신 선도자로
민선 8기 창원특례시는 창원국가산단 설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50년 터닝포인트가 될 전략적 비전 수립에 들어갔다.

시는 지난해 3월 산업계, 학계, 유관기관 등의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창원국가산업단지 50주년 발전협의회’를 출범시켰다. 협의회는 여러 차례 논의 과정에서 창원국가산단 발전을 위한 6대 발전전략으로 △스마트화 △인재 양성 △가동률 제고 △공간 재편 △도시 인프라 확충 △창업 지원을 제시했다.

또 올해 1월 ‘창원국가산단 지정 50주년 기념사업 추진’ 전담조직(TF)을 구성했다. TF는 △미래 비전 수립 △상징 조형물 설치 △국제콘퍼런스, 주력 산업 분야 전시회 개최 △기업사랑 시민축제 연계 △각종 문화행사 연계 △대시민 홍보 △창원 배후도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공업지역 고도화 방안 수립 등 산단의 가치 확장을 위해 노력 중이다.

시가 바라보는 산단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디지털 전환이다. 이를 뒷받침할 국비사업도 올해 대거 확보했다. △차세대 첨단 복합 빔 조사시설 구축 기본설계비 △기계·방산 제조 디지털전환(DX) 지원센터 △수소 기반 주력 산업 경쟁력 강화 타당성 조사 용역비 △방산부품연구기관 추진전략 연구 △제조산업 특화 대규모 제조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 및 실증 등이다. 사전 절차가 순조롭게 이행되면 추가 확보가 예상되는 사업비는 1조2547억원에 달한다.

차세대 첨단 복합 빔 조사시설 구축사업은 전액 국비사업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 시 총사업비는 5000억원으로 연간 운영비 200억~300억원이 지원될 것으로 예상된다. 첨단 복합 빔은 크고 무거운 방산·원자력 제품이나 부품을 해체하지 않고도 결함을 확인할 수 있는 산업용 특화 장비다. 시는 이를 통해 고도의 과학기술 인프라를 구축, 방산기업을 창원으로 이끌고 집적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

기계·방산 제조 디지털전환 지원센터 구축사업은 예상 사업비가 310억원으로 이 중 국비는 140억원이다. 이곳은 기초 수준에 머물고 있는 스마트 공장을 고도화된 디지털 공장으로 전환해 창원국가산단이 미래 50년을 선도할 수 있게 하는 핵심 지원시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지멘스와 같은 스마트 팩토리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의 협업을 추진한다.

산단과 시너지를 낼 새로운 국가산단도 창원에 들어선다. 지난해 3월 정부로부터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창원 방위·원자력 융합 국가산업단지’(일명 창원국가산단2.0)가 그것이다. 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대형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기술 혁신, 인재 양성, 공급이 모두 갖춰진 신개념 산단으로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를 준비하고 있다.

창원특례시는 산단 50년의 성과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고 축하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창원국가산단 50주년 기념 주간’을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 초청 국제콘퍼런스와 기업인·근로자 초청 열린음악회,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 체험행사 등을 개최한다. 산단 설립 30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기업사랑 시민축제’와 ‘시립합창단 베란다 콘서트’ 등 기존 축제·문화행사도 시기와 테마를 기념 주간에 맞춰 열 계획이다.

홍남표 창원시장은 “2024년은 국가 경제를 견인해 온 창원국가산단이 지정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로, 미래 50년의 대전환을 여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과거의 창원국가산단이 첨단기술의 추격자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면 앞으로의 산단은 미래의 변화와 혁신의 선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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